머리 없는 몸 과 백 개의 머리 를 가진 여인들 The Women wi th Headless Bodies and a Hundred Heads 身火, 작가 남하나 문규철 안민환 정혜진 조말, 기획 강정아, 협력 강병우 김민주 김은희, 사진 고정균 허재혁, 사진제공 히스테리안
graphic design, exhibition design, 2021

이 이야기는 땅을 여성으로 상징하는 고대의 ‘어머니’ 신화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사는 땅을 무참히 살해한 지모신의 몸을 빗대어 보기로 한 시작의 언저리를 더듬어가면서 최초의 살해된 지모신의 옛 흔적들을 찾아가기로 한다. 이 흔적은 세계 곳곳에서 설화나 민담으로도 전해져 내려온다. 우리가 신화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지모신의 모태가 세계의 근원이고 지모신의 찢긴 몸의 세계의 재료가 된다는 사실이다. 신화란 정당화된 통치에 대한 꿈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서술된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잔혹한 살점, 어느 하나 온전치 못한 채 ‘십창’난 살들의 역사다. 신화는 살점들로 엮어졌다. 꿈 신화는 언어 이전의 이야기로 눈명이 꿈속에 남겨놓은 성스럽고도 속된 폭력의 시詩이다. 시계에 치세治世가 이어지는 동안 엮어진 살점들은 그 아래에 썩지 않고 묻혀있다. 절단된 살점은 신화의 은폐된 사건을 토대로 이뤄진다. - 히스테리안